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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이야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등 다채로운 조직들이 사회주택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회주택에 각기 다른 동기로 입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주택 현장, 함께 사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Social Housing In Paris

우선 집부터, 파리의 사회주택을 읽고

 

 

한빛나 (따뜻한사회주태기금 팀장)

 

 

   사회주택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면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는 것만이 아니라 종종 관련 서적들을 찾아보게 된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사회주택이라는 용어가 생소하기도 하고, 사회주택의 역사가 짧기도 하여서인지 생각보다 시중에 발간된 사회주택 관련 서적들이 많지 않다. 그러던 찰나에, 우연히 우선 집부터, 파리의 사회주택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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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이 책의 저자는 과거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였고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 책에서 본인의 경험과 함께 파리의 주거 형태 및 정책, 우리나라의 주거 상황 등을 자세히 풀어내고 있어 사회주택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프랑스의 사회주택 역사에 대해 간략히 얘기해 보면, 과거 노동자의 생활 터전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 끝에 사회주택 관련 법률을 제정하였고, 사회주택 기관을 설립하였다. 그리고 20세기 초에 비위생적인 주거 환경이 사회주택 관련 제도 정비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주택난, 주거 효율성 강조 분위기 등에 의해 대단지 위주의 고층 사회주택이 도시 외곽에 건설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말 오일 쇼크의 영향으로 프랑스 경제가 무너지면서 사회주택은 강력 범죄의 온상이 되었고 결국 고층 대단지 사회주택의 건설이 중지되고 말았다. 그 이후 도시재생과 예술이 만나 건강한 도시 생태계,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꿈꾸게 되면서 사회주택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면서 지금의 사회주택이 조성, 유지되고 있다.

   프랑스의 사회주택은 세련되고 창의적인 디자인에, 일반 주택보다 주거의 질이 높은 편이고, 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주변 환경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도록 계획되어 낙후되었던 지역이 활기를 띠게 만들어 준다. 프랑스는 이러한 사회주택이 지닌 강점 덕분에 2025년까지 사회주택 25퍼센트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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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민아님>

 

1퍼센트 주택 기금 PEEC ‘악시옹 데 로주망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눈에 띄는 부분들이 있어 소개해 보자면, 프랑스에서는 기업에서 주택을 짓기 위한 세금을 내고 그 돈으로 새로운 사회주택을 짓거나 기존 사회주택을 리모델링하는 데 지원을 한다. 근로자가 기금을 내는 회사에 들어가면 사회주택 신청 자격에 생겨 주택을 구하기 쉽게 되기에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인재를 불러들이는 매력적인 요건이 된다. 이를 ‘1퍼센트 주택 기금(PEEC), 악시옹 데 로주망이라고 한다.

   프랑스는 서민주택을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민간기업이 짓고 지자체가 이의 핵심 역할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중앙 정부가 대부분의 영역을 이끌고 가고 있는 현실이다.

   주거와 노동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이 제도가 주거 안정을 취할 수 있으면서 사회주택에 대한 인식 개선, 고용주와 근로자 간의 상생 협력 관계 유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기에 우리나라에서도 검토해보면 좋을 것 같다.

 

0퍼센트 이자 대출 제도 & 대출에 대한 보험 등

   프랑스는 저소득층이 자가를 마련해 안정된 생활이 가능하도록 사회주택에서 일정 기간 임차인으로 거주하다가 그 집을 구매할 수 있게끔 자가 취득을 위한 사회적 대출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이와 함께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을 위하여 ‘0퍼센트 이자 대출, 대출에 대한 보험 가입, 주택 대출금에 지원되는 주거 보조금등이 있다. 사회주택의 공급 확대만이 아니라, 사회주택 입주민의 생활 안정까지도 신경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인이 없는 사회주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장나는 시설이 많아져 유지 관리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기에 이러한 제도를 통한 입주민의 자가 주택 취득을 독려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중간주택

   최근 프랑스 파리의 개발사업은 주택 부문에서 사회주택을 30퍼센트 이상으로 구성하고 그와 함께 중간주택20퍼센트 이상 의무적으로 공급하도록 하여 주거의 안정과 사회적 혼합을 이룬다. 이는 환경이 개인의 성장 기회를 제약하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 차원에서 노력하는 것으로, 부유한 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사회주택을 늘리고 중간주택을 도입하여, 단순히 거주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회적 혼합과 기회의 균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랑스의 주택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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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민아님>

 

공공성 

   프랑스에서 사회주택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공공적인 가치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도시 속에서 특권을 누리는 존재로 대접받는다. 누구나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 데 사회주택이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 사회주택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최근의 안암생활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언론의 반응이 생각났다. 겉만 보고 섣불리 판단한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현재 안암생활 입주민들은 매우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고 이 덕분에 우리 사회주택이 다시금 주목받게 되었다. 공공의 적극적인 지지, 제도적인 안전망 마련, 민간의 투자와 집중 등이 마련된다면 우리도 프랑스의 사회주택 못지않은 사회주택을 만들고 운영해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모든 사람을 위해 적절한 주거를 확보할 것과 인간 정주를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하며, 살만하게, 그리고 공평하게, 지속 가능하며 보다 생산적이게 나갈 것을 선언하는 바이다.”

   이는 199663일에 인간 정주에 관한 이스탄불 선언의 내용이다. 살기 좋은 나라,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우리 동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우리 집,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내 보금자리가 이상이 아닌 현실이 되고, 사회주택이 그 중심에 자리잡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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