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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이야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등 다채로운 조직들이 사회주택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회주택에 각기 다른 동기로 입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주택 현장, 함께 사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입주민 이야기
2022.06.27 11:59

규칙과 평화(신유라님)

 

 

자연, 주택 그리고 사람

 

사회주택명: 에어스페이스 1호점
운영기관: (주)어울리
작성자: 신유라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어울리 주식회사의 사회적 주택 에어스페이스 1호점에 사는 신유라라고 합니다. 저는 제가 14개월간 거주한 에어스페이스를 여러분께 소개드리고자 해요! 에어스페이스 1호점은 지난해 5월 첫 입주자모집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서로 교류하며 지내왔습니다. 제가 사는 에어스페이스 1호점에는 모든 쉐어하우스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어요. 오늘 저는 지금 사는 곳을 우리가 어떻게 가꾸어 왔는지, 어떠한 자세로 작은 약속들을 만들어 주거의 평온을 유지하고, 상호 간에 교류하는지에 대해 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지금 시작할게요!

 

2. 복이 드나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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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우리의 현관입니다. 한 사람당 신발은 두 켤레 이상 나와 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바깥 복도를 활용해서 우산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규칙이 있다는 것은 불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서로 불편한 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줘요. 그래서 서로 조심할 수 있도록 사소한 부분을 정해놓는 것은 정말 중요할 수 있죠, 이곳은 우리 쉐하에 복이 드나드는 곳입니다.

 

3. 웃음이 넘치는 곳 우리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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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엌은 우리들이 열심히 꾸미고 가꾼 공간이랍니다. 첫 번째 사진의 냉동고는 원래 입주 당시에는 없었던 가전입니다. 여섯 명의 친구들이 나눠서 사용하기에는 빌트인 냉장고가 턱없이 작았어요! 처음에는 각 칸마다 사용공간을 나누어서 사용하였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식품들을 감당할 수 없었죠.

  그래서 우리는 커뮤니티 회의를 통해 냉동고를 하나 더 구매해달라는 요청을 해야겠다는 합의를 하고 우리 각자 매달 내는 6만원의 관리비에서 냉동고를 사줄실 것과 제품과 제품의 디자인을 골라 사회주택 운영자에게 요청을 하여 생기게 된 가전입니다. 어울리의 지원과 쉐하친구들의 회의를 통해, 필요에 의해 갖추게 된 가전인 만큼 다들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답니다,

  첫 번째 사진 속 긴 아일랜드 식탁에도 우리의 작은 규칙이 있어요. 우측 끝 쪽에 과자나 음식을 올려두면 다 같이 나누어 먹겠다는 묵시적인 의사표시입니다. 인기 많은 우리 쉐하친구들은 선물 받아온 케익이나 비스켓, 음식이 있으면 꼭 나눠먹겠다고 그 곳에 음식을 쌓아둬요. 늘 마르지 않고 과자가 넘치는 공간입니다.

 

4. 수다가 마르지 않는 곳 우리의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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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의 소파도 우리 쉐하 친구들과 커뮤니티 회의를 통해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들인 가구예요! 이 소파는 당근마켓에서 3만원에 파는 소파를 용달차를 불러 구매한 것입니다. 이 소파는 3층에서만 개별적으로 필요로 한 제품이라서 (1호점은 3, 4층으로 나뉘어 있고, 관리비에서 요청하는 물픔은 생활상 필요한 소비물픔 이외에는 공동으로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소파는 개별적으로 구매하게 된 것입니다.)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찾고 물건을 싣으러 가고, 용달차와 계약을 하는데까지 모두 쉐하친구들의 의논과 협조를 통해 전 과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소파에서 우리는 수다 꽃을 피우고, 영화도 보고, 불금에는 맥주도 한잔씩 마시면서 같이 사는 사람들과 사람냄새를 가득 채우는 공간으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재밌는 건 여기 앉아 있다보면 한, 두명씩 나와서 누구는 음악을 틀어놓고 누구는 영화를 보고, 누구는 노트북을 하면서 각자 말없이 같이 앉아 있어요. 앉아 있다보면 밥 때가 되죠. 그럼 누구랄꺼 없이 떡볶이 할건데 먹을 사람~~~, 치킨 시켜먹을 사람~~~을 외치면서 같이 끼니를 해결하고 수다를 떨고 그렇게 서로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스며듭니다.

  이 공간에도 우리들이 지키는 규칙 있습니다! 일명 쓰.당 제도인데요. 쓰레기 봉투가 차면 그걸 본 사람이 버리도록 하되, 늘 하던 사람만 하는 부당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또 한번씩은 모두 의무적으로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서 쓰레기 당번을 언제했으며, 어떤 쓰레기를 버렸는지 표시해두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 날짜를 정해서 버릴 때보다 훨씬 자유롭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해서 시간적인 구속을 벗어나고, 자발적으로 의무를 담당하도록 해서 서로 먼저 당번을 해치우려(?)는 생각을 자리잡도록 해 다툼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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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향기가 넘치는 곳 우리의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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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규칙>

1) 샤워하고 샤워용품들은 바로바로 치우기
2) 샤워하고 머리카락 치우기
3) 휴지가 떨어지면 확인하는 사람이 휴지 구매요청하기
4) 수건건조대는 2개 뿐이니 1개를 3명씩 나눠서 조리있게 쓰기
5) 드라이기 사용은 1230분까지만

등등 사소한 규칙들이 있습니다.

  화장실은 쉐하친구들 모두가 매일매일 꼭 사용하는 곳이니 아무래도 지저분해지기 쉽고 서로 불편한 점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조심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죠. 서로 작은 약속들을 지키려고 노력해줘서 항상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답니다.

 

6. 마치며

  처음에 입주하면 사소하게 정해진 것들이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이러한 사소한 것들을 통해 서로가 불편해지지 않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이곳에 살면서 큰 다툼 없이 지낸 것을 보면 이런 규칙들은 분명 힘이 있습니다. 규칙을 지킴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고 먹을 것이 생기면 나누고 싶고 즐거울 일이 있으면 얘기하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를 더 알고 이해하게 되어갑니다. 서로에게 스며들며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거죠.

  집은 나를 내려놓고 온전히 휴식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공간은 나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과 유별스러울 것 없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일상을 나누는 휴식의 장소입니다. 공동체를 형성하여 평온한 공간을 가꾸어 가는 이곳은 행복한 우리집입니다.

 

 

 

 

 

 

 
 
 

 

 

 

 

 

- 본 글은 '사회주택 입주민 지원사업'에 참여해주신 입주민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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