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회주택 이야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등 다채로운 조직들이 사회주택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회주택에 각기 다른 동기로 입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주택 현장, 함께 사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사회주택 개념과 계약서 및 주택협동조합의 개념을 읽어보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5년간 월세 상승 없이 살 수 있다는 매력적인 조건에 더 마음이 이끌렸어요. 또한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모두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함께 집을 짓고 수리하며 집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건강한 공동체라고 하니, 1회 필수로 참석해야 하는 거주자 회의가 기다려지기까지 했으니까요. " - 본문 중 -

 

 

 

주택은 주택인데 사회주택이라니?

 

 

 

 

사회주택명: 함께주택 성산점
운영기관: 함께주택협동조합
작성자: 이희원님

 

   

   사회주택이라는 말을 처음 듣게 된 것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함께주택을 알게 되고 난 이후였습니다. 일반적인 셰어하우스의 개념에 사회적인 가치를 실천하는 데에 그 뜻을 더한 것이라 조금 생소하기도 했고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도 했으니까요. 저는 대학 기숙사 생활부터 반지하, 옥탑, 원룸, 투룸, 고시원 등 한국 지붕 아래서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주거형태를 경험한 바 있어요. 그리고 현재까지 근 몇 년간은 프리랜서로 일하며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른 나라나 지역으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단위로 쉬고 돌아오길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각종 셰어하우스의 형태는 다양하게 겪은 바 있는데요. 제 생활 패턴에 익숙해져가고 있을 때 쯤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모님과 동거 아닌 동거를 결정하게 되며 그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갈등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남이라 불편한 것보다 가족이라 서로의 개인적 영역을 침범하며 발생하는 각종 불편한 점이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당장 독립을 결정하기에는 그간 자유를 사서 마음껏 누린 대가로 목돈을 크게 모으진 못했어요. 혼자 사는 게 분명 마음은 편하지만 몸이 너무나 편해진 나머지 집에서 수행해야할, 하면 분명 좋은 것이지만 안 하면 금방 망가지고 마는 신체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지요. 집이란 건강한 식사나 깔끔한 방을 유지하기 위한 가사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긴장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혼자 살 때의 사무친 외로움을 감당하거나 늦은 밤 치안 문제를 걱정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원하는 동네에서 원하는 집을 수중에 있는 돈으로 마련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내 몸 하나 뉘일 제대로 된 방 구하는 것이 이토록 힘든 일임을 체감하게 되었어요.

 

1.PNG

<이웃들과 함께하는 식사 1>

 

   그렇게 스스로와 타협 아닌 타협을 해가며 적합한 집을 알아보고 있던 차에 우연히 알게 된 도시 관련 커뮤니티에서 한 셰어하우스에서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로 방 두개를 제공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위치도 마포구라 정말 마음에 쏙 들었구요. 글을 보자마자 약속을 잡고 방문을 해 집을 둘러본 그 자리에서 입주 결심을 했어요. 그곳이 사회주택이라는 것은 사무국 담당자와 대화를 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함께 주택이라는 개념이 입주 당시엔 잘 몰랐지만, 사회주택 개념과 계약서 및 주택협동조합의 개념을 읽어보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5년간 월세 상승 없이 살 수 있다는 매력적인 조건에 더 마음이 이끌렸어요. 또한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모두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함께 집을 짓고 수리하며 집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건강한 공동체라고 하니, 1회 필수로 참석해야 하는 거주자 회의가 기다려지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렇게 처음 얼굴을 마주하게 된 다른 거주자들과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니 사회적인 가치와 집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높아 함께 사는 사람들이 이토록 든든하기는 또 처음이라 더욱 마음이 놓였습니다.

 

2.PNG

<이웃들과 함께하는 식사 2>

 

   무엇보다 코로나가 한바탕 휩쓸고 간 올해는 본의 아니게 집에 있어야 할 시간이 꽤 길었는데요. 아침 햇살과 새소리가 잘 들어오는 아늑한 저는 침실과 따스한 작업실, 그리고 퇴근 후 만나는 하우스메이트와의 식사 및 담소는 그 공백을 메우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좋을 수만은 없는 법이었어요. 오래된 집을 개조한 곳에 입주하고 또 그 역사가 되다보니 집안 곳곳에 수리해야 할 곳이 있으면 저희가 이 문제를 저희가 마련한 기금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늘 관리비 명목으로 외주로 맡겼던 집에 관련한 불편함이 내 집(?)이 되며 신경 써야 할 지점이 많아진 것이죠. 그러나 이 부분도 함께 머리를 맞대어 거주자 회의를 거쳐 사무국과 의견을 조율해 하나씩 해결해나가고 있어요.

 

3.PNG

<입주민과 함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쿨루프 시공>

 

   저희 집은 얼마 전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쿨루프 시공을 함께했는데요. 녹색이었던 옥상 바닥을 하얗게 칠하는 일을 전문가분들의 교육을 거쳐 다함께 페인트칠로 마무리했습니다. 기후변화로 급격히 늘어난 송충이가 감나무에 번식하여 저희 집 앞 마당에 창궐해 거주자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해충 문제 관련 일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옆집의 협력으로 감나무 가지치기를 마쳤습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일찍 수확한 감을 옥상에서 잘 숙성시키며 곶감이 되길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과일이 무르익어가듯 이곳에서의 생활도 어느덧 3개월이 넘어가는데요. 사회주택기금에서 일정 부분 월세지원까지 받으며 저는 코로나로 위기에 처할 뻔했던 어려운 시기를 잘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저는 3층에 거주 중인데, 현재의 층을 사무실로 사용하기로 사무국에서 결정이 나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이 되어 곧 2층으로 내려가길 앞두고 있습니다. 겨울에 무거운 이삿짐 나르는 게 쉽지만은 않겠지만 분명 함께 손을 보태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고 공간을 채워나가며 하우스가 아닌 홈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본 글은 '사회주택 입주민 지원사업'에 참여해주신 입주민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2 입주민 이야기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것들(두희정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0.09.17 855
101 입주민 이야기 혼란 그 자체!(양수인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6.27 144
100 입주민 이야기 한지붕에 살아요(한하늘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7.01 235
99 입주민 이야기 타인과 함께하는 나의 공간, 쉐어어스(김다은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1.08.19 382
98 입주민 이야기 코로나 시대의 사회주택(정은수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7.01 197
97 입주민 이야기 코로나 시대에 사회주택에 산다는 것(심은정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1.10.05 330
96 입주민 이야기 커뮤니티 하우스 앤스테이블 대치를 소개합니다!(이철빈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1.04.01 795
95 입주민 이야기 집을 나누면 마음도 나누게 되지(구채완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7.01 194
94 입주민 이야기 집사람들 이야기(강혜란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0.12.10 647
93 입주민 이야기 즐거운 우리 집(김지연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6.21 182
» 입주민 이야기 주택은 주택인데 사회주택이라니?(이희원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1.08.13 372
91 입주민 이야기 주거가 삶을 바꾼다(김고경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3.05.24 267
90 입주민 이야기 정글에서 사는 게 이것보다 낫겠다(고민주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6.28 193
89 입주민 이야기 저는 오랫동안 정말 간절히 원했던 꿈이 있습니다(이현정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1.07.26 366
88 입주민 이야기 자연, 주택 그리고 사람(김혜련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6.27 258
87 입주민 이야기 우리 사회주택을 소개합니다(홍찬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1.17 216
86 입주민 이야기 우리 사회주택을 소개합니다(최보승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1.05.27 498
85 입주민 이야기 우리 사회주택을 소개합니다(이지연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0.06.25 906
84 입주민 이야기 우리 사회주택을 소개합니다(이자경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2.28 158
83 입주민 이야기 우리 사회주택을 소개합니다(윤세하님) file 따뜻한사회주택기금 2022.07.01 1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