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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이야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등 다채로운 조직들이 사회주택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회주택에 각기 다른 동기로 입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주택 현장, 함께 사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살다 보니 혼자 있을 때 아프면 정말 서러운데 사람소리 들리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누군가 맛있는 음식을 해먹을 때면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 냄새 같고 여러모로 마음을 채워주는 집인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처음 혼자 서울 올라와 살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지금껏 만족하며 잘살고 있습니다." - 본문 중 -

 

 

 

내가 사회주택을 선택한 이유

 

 

 

 

사회주택명: 자몽셰어하우스 연남점
운영기관: 마을과집협동조합
작성자: 이현정님

 

   

   저는 오랫동안 정말 간절히 원했던 꿈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랜 준비 끝에 오디션에 합격하여 주말마다 왕복 10시간을 감수하며 서울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란 시간이 흘러 1차 수업이 끝이 나고 대망의 실습 기간이 다가왔습니다. 실습은 수업과는 다르게 매일 그 장소에 가야 했고 그러다 보니 매일 서울을 오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평소에 나는 언제쯤 자취를 해보게 될까??” “서울에서 혼자 한번 살아보고 싶다.”하며 늘 자취에 대한 로망과 꿈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서울을 가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아무런 준비 없이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되었고 월세를 낸다는 것을 너무나도 쉽게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다들 서울에 처음 홀로 올라가 적응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 짧은 기간이지만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올라갔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니 너무 외롭고 월세, 생활비, 학비, 실습비 등등 정말 당장 지출해야 할 돈은 없고 알바도 생각보다 잘 구해지질 않아서 살기 너무 막막했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알바도 겨우 구했는데 일하면서도 많이 다치고 고생을 많이 해서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서울에 왜 왔는지...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서 공부하는데 너무 집중도 안 됐습니다. 그렇게 힘들 거 각오하고 올라왔는데도 진짜 현실은 현실이구나 싶으면서 서울살이가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점점 흘러 계약기간이 끝나갈 무렵 서울에 더 있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적응하는데 힘이 들어 공부를 제대로 못 한 것이 너무 아쉬워 서울에 딱 1년만 더 있어보자 하고 다짐했습니다. 서울에 계속 있으려면 집을 구해야 하는데 정말 집구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1년 동안 급하게 집을 구한 탓에 월세를 너무 비싸게 주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았던 것이 심리적 압박감이 너무 심해서 월세를 낮추다 보니 집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계약만료 기간은 다가오고 집은 구해야 되고 대학원 입시 준비까지 하고 있어서 마음이 점점 다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에서 셰어하우스에 대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여럿이 같이 방을 써야 하고 체인점 형식이 많아 그런지 의외로 비싸고 여러 가지 이유로 안 좋은 시선이 있어 선호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반 셰어하우스와는 다르게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아 시세보다 저렴한 셰어하우스가 있다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인터넷을 검색하고 또 검색하며 꼼꼼하게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그땐 시기 너무 늦은 때 라 1인실은 완전히 다 차고 2인 실마저 구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나도 서울에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끝까지 찾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딱 한 군데만 전화 더 해보자 해서 전화한 곳이 지금 사는 자몽 셰어하우스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이미 기숙사 생활을 해봐서 다인실 보다는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했고 그러다보니 꼭 1인실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1인실 딱 하나 남아 있다는 말에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방을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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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베이킹을 좋아하는데 오븐이 없어 노 오븐 베이킹을 자주 하는데요. 그중에 친구 주려고 만든 티라미수입니다.>

 

   그날 비도 오고 엄청 추운 날이었는데 딱 들어가자마자 너무 따뜻하고 푸근했습니다. 그리고 가정집을 개조해서 그런지 방은 아담하지만 따듯한 햇빛이 들어오는 큰 창에 각 방마다 화장실도 있고 제가 요리를 좋아해서 주방을 꽤 중요시하게 여기는 편인데 여기 살면서 맛있는 밥 한 끼 해서 나눠 먹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집을 무사히 보고 나와 몇 시간 동안 고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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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잘 못하지만 가끔 먹는 닭발 요리입니다.>

 

   그런데 이 집이 얼마나 머릿속을 맴돌았는지 정말 이 집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계약하고 한 달 정도 있다가 바로 이사를 했습니다. 전에 살던 집이 1.5층인데도 불구하고 햇빛이 안 들어와서 습기에 곰팡이 그리고 건물을 급하게 지었는지 벌어진 틈새로 올라오는 벌레들까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반면 이 집은 층수가 조금 있는 편이라 햇빛도 환하게 비추고 따뜻하고 푸근하고 사람 사는 집 같아 숨통이 트여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같이 사는 사람들도 친절하셔서 금방 적응했습니다.

   살다 보니 혼자 있을 때 아프면 정말 서러운데 사람소리 들리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누군가 맛있는 음식을 해먹을 때면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 냄새 같고 여러모로 마음을 채워주는 집인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처음 혼자 서울 올라와 살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지금껏 만족하며 잘살고 있습니다. 물론 각각의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아 가끔은 안 맞을 때도 있지만 결국 서로 얘기하면서 맞춰 살아가는 재미 또한 사람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언제 한 번 이렇게 살아보나 싶기도 하고 한 번쯤은 이렇게 살아보는 것이 인생에 있어 좋은 경험일 거란 생각이 들어 사회주택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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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 목 돌아가면서 청소를 하는데요. 그때 깨끗이 청소하고 이렇게 사진을 찍어 단톡에 올립니다.청소도 2명이서 같이 해서 이때 얘기도 많이 하게 되는데 특히 저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이렇게 얘기하다가 많이 친해졌습니다.>

 

   제가 지금 사는 사회주택에서는 원활한 공동생활을 위해 청소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청소하고 집에 수리할 것들이 생기면 단톡에 얘기하면 바로 해결해 주시고 무엇보다 제일 좋은 건 맛있는 음식을 할 때면 나눠 먹고 밤에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에 1년 정도 따뜻한 사회주택기금에서 하는 월세 지원금을 받게 되어 월세 부담도 훨씬 줄어 마음의 짐을 하나 덜어낸 것 같아 마음이 이토록 편한 것이 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릅니다. 월세는 아무리 줄여도 늘 부담이 됐었는데 특히 이번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까지 끊겨 버려 너무 부담됐었는데 지원금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도 코로나가 조용해져서 무사히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본 글은 '사회주택 입주민 지원사업'에 참여해주신 입주민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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