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회주택을 선택한 이유(정혜종님)

 

"내가 이 곳에 들어오기 전까지 주변 지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사회주택이란 단어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자연스럽게 나의 이사 소식을 알리면서 사회주택에 대해 홍보하기도 하고 직접 방문하여 집을 보러 온 지인들은 모두가 다 하나같이 마음에 들어 했고 몇 명은 이곳으로 이사 오고 싶어 한다. 집을 찾는 것에 오랫동안 지치기도 했고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심란하기도 하지만 좋은 조건에 너무나 마음에 드는 공간이 생겨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본문 중 -

 

 

내가 사회주택을 선택한 이유

 

사회주택명: 완두콩주택 정릉점 
운영기관: 완두콩주택협동조합
작성자: 정혜종님

  

   

<완두콩 주택의 공유 주방>

 

  본가가 지방이라 서울에 올라와 자취한 지는 올해로 13년이 되었다. 그동안 여러 형태의 집을 전전했고, 10년이란 시간이 훌쩍 넘었음에도 여전히 마음 편히 지낼 곳 없는 나의 처지에 꽤 곤란하던 참이었다. 그래도 어찌됐든 이사 갈 집이 필요했지만 최근 코로나로 인해 여러 부동산을 방문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었다. 네이버 커뮤니티에서 부동산으로 유명한 한 카페를 오랫동안 확인하며 우연히 지금 살고 있는 사회주택인 완두콩 주택의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올라온 게시물이 마음에 들어 연락을 드렸지만 그 전까지 사회주택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집 주인분과 만나기 전까지 틈틈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았다.

 

<한 층에 3,4개의 방이 있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완두콩 주택의 계단>

 

  여러 형태의 사회주택이 다양한 지역에 분포되어 있었고 그 방식과 취지들이 다양해 적잖이 놀란 기억이 있다. 청년들을 위한 사회주택이 가장 많았지만 그 중에는 공동육아를 위한 사회주택도 있어 나에게는 조금 센세이션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회주택에는 여러 협동조합들이 국가의 지원을 받아 노후 된 주택 혹은 건물들을 리모델링하여 주거를 공급하는 리모델링 형도 있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처럼 토지를 장기간 임대받아 건물을 지어 임대를 내주는 방식도 있다.

 

<15명이 함께 살고 있어요>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시세 보다 최대 7-80%까지 저렴하고 15명의 여성들이 함께 지내기 때문에 치안이나 안전 문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입주하게 되었다. 월세 가격이 너무 저렴하기 때문에 건물이 오래되었거나 살기에 부적절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집을 알아볼 때마다 제일 중요한 요건인 가격에 맞춰 살 집을 구하러 다니면 여지없이 사람이 살만한 집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집을 보러 간 날 그러한 걱정은 하나도 하지 않게 되었다. 너무 마음에 들어 혹시나 계약이 안 되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까지 생기게 되었다(이것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그리고 전에 살고 계시던 방 주인분이 사회주택 입주민들을 위한 보증금 지원 사업에 대해 알려주셔서 보증금 걱정도 덜게 되었다. 사회는 항상 치열하고 틈만 나면 누군가를 속여먹기에 바쁘므로 항상 걱정과 염려를 달고 사는 게 익숙했지만 처음으로 사회가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햇빛 맛집 완두콩 주택:) >

 

  내가 이 곳에 들어오기 전까지 주변 지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사회주택이란 단어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자연스럽게 나의 이사 소식을 알리면서 사회주택에 대해 홍보하기도 하고 직접 방문하여 집을 보러 온 지인들은 모두가 다 하나같이 마음에 들어 했고 몇 명은 이곳으로 이사 오고 싶어 한다. 집을 찾는 것에 오랫동안 지치기도 했고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심란하기도 하지만 좋은 조건에 너무나 마음에 드는 공간이 생겨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금도 예전의 나처럼 사회주택을 알지 못하는 분들이 정말 많을 텐데 사회주택에 대한 홍보가 더 활발해져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

 

   

 

      

    

 

 

 

 

 

 

- 본 글은 '사회주택 입주민 지원사업'에 참여해주신 입주민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