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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이야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등 다채로운 조직들이 사회주택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회주택에 각기 다른 동기로 입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주택 현장, 함께 사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입주민 이야기
2021.10.08 13:21

사회주택에서 걱정 없이 살기(박미나님)

 

"물론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기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도 있었지만, 거주를 맞춰 가는 현재까지 모든 과정을 돌아보면 정말 좋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 집을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이 드는 주거 생활을 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서로 지켜나갈 규칙을 만들고, 문제가 있거나 불편한 부분은 회의와 논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며 주거는 점점 안정과 여유를 찾았고, 내 일상 자체도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  - 본문 중 -

 

 

사회주택에서 걱정 없이 살기

 

사회주택명: 어느 가족 독산점
운영기관: (주)온썸
작성자: 박미나

 

   

 

   

   서울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거는 인생에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까. 특히 집값도 물가도 비싼 서울에서의 삶은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거나, 목돈에 한계를 가진 청년들에겐 관심을 넘어서 큰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나에게도 그 부분은 예외가 아니었다. 괜찮은 전셋집은 하늘의 별 따기에 전세자금 대출 또한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만 가능한 특권이다. 다닥다닥 붙어서 최소한의 방음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원룸은 누구라도 피하고 싶은 주거일 뿐, 두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는 아늑한 주거는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 그러다 보니 최소한의 주거 공간을 보장하고, 쾌적한 환경에 셰어하우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유행하고 있는지 모른다. 나 또한 다양한 주거 공간을 알아보며 어떤 집으로 이사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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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공용공간>

 

   우연히 한국주택공사에서 발견한 사회주택 정보는 생각하지 못한 대안이 되어주었다. 대부분의 셰어하우스는 가격도 생각처럼 저렴하지 않고, 2인 이상이 한 방을 같이 쓰는 형태였기에 나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원룸은 좁고, 전세는 없고, 그렇다고 당장 대출을 받아서 집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그때, 단독주택을 개조한 지금의 집이 눈에 들어온 건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계약이 기간이 1년 넘게 남았지만 급하게 이사를 알아봤던 건 가장 크게는 하자가 많은 집주인이 제대로 수리해주지 않아서였다. 집주인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갖가지 횡포는 스트레스는 물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준에 이르렀다. 살면서 남의집살기의 설움을 이토록 많이 겪었던 것도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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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계단>

 

   전셋집은 알아서 고쳐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서인지 입주 후 수리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대부분 중개사들은 계약이 끝나면 모르쇠로 일관하기 때문에 임차인이 되는 그 순간부터 집에 대한 모든 고충은 내 것이 된다. 거주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물론이지만, 누수, 구조적 하자로 인한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는데, 엄청난 폭우와 긴 장마는 물론이고, 입주 당시부터 있었던 하자와 곰팡이 등이 해결되지 않아 몇 달 동안 개인 비용으로 온갖 방역을 했음에도 계속해서 벌레가 나왔고, 수리할 것들은 계속해서 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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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눠 먹은 귤>

 

   문제는 계약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이사를 나가더라도 새로 들어올 사람이 없으면 그 집은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의 집에 살면서 느끼는 점은 좋은 주인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떤 사람과 이웃이 될지도 알 수 없다. 거주지도 중요하지만 살아가면서 소통해야 하는 사람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사회주택 담당자 분과의 첫 면담을 시작으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물론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기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도 있었지만, 거주를 맞춰 가는 현재까지 모든 과정을 돌아보면 정말 좋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이 집을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이 드는 주거 생활을 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서로 지켜나갈 규칙을 만들고, 문제가 있거나 불편한 부분은 회의와 논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며 주거는 점점 안정과 여유를 찾았고, 내 일상 자체도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따른다. 낯선 사람과 함께 지내는 과정이 때론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따로 또 함께 맞춰 가며 채워 나가는 사회주택에서의 삶을 통해 지에 대한 걱정과 혼자 감당해야 했던 갖가지 주거 부담을 속 시원히 덜어낼 수 있었기에, 앞으로도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많은 청년들이 사회주택의 혜택과 가치를 누렸으면 한다.

   

    

 

 

 

 

 

 

 

본 글은 '사회주택 입주민 지원사업'에 참여해주신 입주민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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