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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이야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법인 등 다채로운 조직들이 사회주택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회주택에 각기 다른 동기로 입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주택 현장, 함께 사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이상적인 생활 모습은 공동체적 기준을 정하고 함께 해결해나감으로써 보다 생기 있는 주거환경, 더 나아가 그 안에서의 생활 공유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행동을 점검해 보는 것에 초점을 갖기로 했다. 함께 생활하는 주거 환경에서 얼마나 잘 맞고 얼마만큼의 불편함을 느끼는지, 나의 공동체적 마음이 어디까지 닿을지에 대한 것도 생활하면서 느끼고 싶었다." - 본문 중 -

 

 

 

내가 사회주택 셰어하우스를 선택한 이유

 

 

 

 

사회주택명: 자몽셰어하우스 갈현점
운영기관: 마을과집협동조합
작성자: 김미진님

 

 

   대학에 오면서 줄곧 기숙사 생활을 해오다가 언제 한번은 원룸을 구해 혼자 생활해볼까 생각도 했다. 방을 알아보고 계약금까지 걸고서 바로 입주만 하면 되는 상황, 어떤 마음이 발동한 건지 결정을 거두었고 이로 인한 변덕의 대가가 꽤 묵직했지만 미련은 갖지 않았다. 그 학기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고 평소라면 하나씩 따져보고 스스로 납득할만한 이유를 끝까지 생각하려 했을 텐데 당장 익숙한 편안함이 좋아서인지 이유가 무엇이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뭉뚱그려 놓은 채 마음속 어딘가에 놓고 잊고 지내다 휴학을 결정하게 될 무렵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불편함을 추구한다는 것

   사회주택을 콕 집어 선택해 놓은 것도 아니었고 존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셰어하우스에서 살아 보는 것도 나에게는 괜찮은 생각이라고 느껴졌다. 그렇게 생각만 해놓은 상태에서 이곳저곳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서울시 사회주택 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서울시 사회주택플랫폼.JPG<사회주택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이다. 사회주택의 개념이 생소하다면 사이트발견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사회주택이 추구하는 주거 가치와 방향이 시민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 다음으로 돋보였던 가치가 바로 공동체성이었다. 사실 그동안 지내온 기숙사는 나에게 매 한 학기의 생활을 책임져주는 공간일 뿐 공동체적인 생활공간으로써 크게 의식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공동체에는 엄연히 생활수칙이 존재하며 단연 불편함도 함께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자취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바로 이런 수칙 없는 생활의 편함을 경계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나 싶다.

 

KakaoTalk_20200918_235226138.jpg

<셰어하우스 공간의 모습>
코로나로 인해 최근 몇 달간 회의가 없었지만 평상시 입주민들이 모여 생활수칙을 정하거나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KakaoTalk_20200919_175928139.jpg

<셰어하우스 생활수칙 담긴 게시판>
입주민은 매주 돌아가면서 당번을 수행한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이 수칙을 통해 공평하게 모두가 한다.

 

   공동체 생활에서의 책임과 행동, 이를테면 내 생활 속 의식이 필요한 불편한 장치를 두 길 원했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말처럼 사회주택의 셰어하우스가 나에게 그런 비슷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기대해볼 수 있는 이상적인 생활 모습은 공동체적 기준을 정하고 함께 해결해나감으로써 보다 생기 있는 주거환경, 더 나아가 그 안에서의 생활 공유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행동을 점검해 보는 것에 초점을 갖기로 했다. 함께 생활하는 주거 환경에서 얼마나 잘 맞고 얼마만큼의 불편함을 느끼는지, 나의 공동체적 마음이 어디까지 닿을지에 대한 것도 생활하면서 느끼고 싶었다.

   편함을 추구하지 않는 것, 이 같은 생활의 장치가 개인의 삶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에 대한 고민을 주거를 선택하는 이 과정 속에서 하게 되었고 의미를 느꼈다. 내가 그려나가고 싶은 20대의 모습은 불편함을 자꾸 느끼려 하는 것이다. 불편하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말이 될 수 있다. 신경을 서게 한다는 말로 이것의 의미를 가둔다면 오히려 삶의 반발만 일으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생활 속 이 장치가 나에게 주는 의미는 나를 더욱 알아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자신의 껍질을 성장시켜 나아가는 바닷가재처럼 부딪혀 직면하려는 삶의 자세가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불편함은 타인으로부터 발생되는 것이 아닌 셰어하우스라는 주거환경에서 기대될 수 있는 불편함을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삶의 긴장감을 추구하려 한다는 것이다. 과연 삶의 불편함 추구가 주거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소속감이 잠시 사라진 나 같은 휴학생이라면 혹은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한다면 정말 아닌 생각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본 글은 '2020년 사회주택 입주민 지원사업'에 참여해주신 입주민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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